그때 무엇때문에 친해지게 된건진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하지만, 아마도 그친구에게서 깊은 고독과 외로움을 알아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어져요.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던 녀석.
또한 바다와 갈매기를 참 좋아하던 친구이기도 했죠.
그후로 10여년동안 많이 만나지는 않았지만, 만난 횟수로만 따진다면야 열손가락으로도 충분할것 같지만, IT강국 답게 메신저로, 이메일로, 핸드폰등으로 줄곧 10여년이라는 시간동안 우정을 쌓아왔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개인적 상황으로 인해 결국엔 이민을 가게 되었네요. 그것도 가족 모두가 아닌 그녀석 혼자 홀홀단신으로 말이죠. 지난 몇년간 그친구의 몸도 마음도 피폐하게 만들어버린 힘겨운 나날들이 있었기에, 그 친구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어떠할런지도... 곁에서 늘 지켜봐왔던 친구인 제 입장에서도 차마 무어라 말할수 조차 없던 시간들을 등뒤로하고...
다음주에 이민을 간다고 합니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런지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는게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네요. 때론 친구같고, 형님같고 인생의 단맛 쓴맛 모두 느꼈을 어르신 같기도 한... 그러나 가슴한켠에 그 깊이를 알수없는 슬픔과 아픔들을 간직한채 - 이 모든 기억들을 지워버리기 위해 선택한것이 결국엔... 이민을 간다였더군요.
조금전 잠깐동안의 전화통화를 하면서 서로의 긴 침묵만을 들었어요. 뭐라 해줄말도 딱히 떠오르질 않는 그 순간들이 왜그리도 길게만 느껴졌는지... 퇴근하고 나면 다시한번 통화를 해봐야겠습니다. 상황이 된다면 늦은 저녁에라도 부산에 내려가볼까 싶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처리해야할 일들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흐린 날씨만큼이나 기분도 울적해질려고 하네요.
결국엔 사람만이 희망인데... 그 친구는 이말을 믿지 않더군요. 그럴수 밖에. 그렇게 믿었던 사람들에게 영혼마저 베여버렸던 경험들을 생각한다면... 그 친구에게만큼은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는 말은 허울좋은 장난질에 불과한 말뿐이더라는거...
부디 친구가 이민가는 그곳만큼은 아픔과 슬픔이 없이, 늘 기쁨과 행복만이 가득할 수 있길 빌어봅니다. 몇년의 시간이 흐른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친구를 볼수 있길 또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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